전도서에 나타난 삶의 무의미성과 구원론적인 면


천국이 흔들리고 인간이 지역과 가정에서 이탈되며 확실하던 것이 불확실한 것에 굴복하고 영원하던 것이 찰나적인 것에 무릎을 굻고 영속적인 것이 덧없는 것에 자리를 빼앗기는 때가 현세이다. 인간관계가 안정적이고 사회풍습이 지속적이던 전통 사회에서 포스터모더니즘의 고민거리가 매우 부적절하게 보인다. 하지만 무의미성의 경험은 고대에도 존재하였다. 이런 사실은 무의미성의 본질에 대한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 현대의 사회구조가 영혼을 혼란시켜 겉보기에 공허하고 허무적인 세계 속으로 몰아붙이는 강한 힘을 갖지만, 이것만이 유일하게 작용하는 요인일 수 없음이 분명하다. 다른 요인이 있다.

이 질문에서 무의미성은 본질적으로 일차적으로 ‘구원론적’이며 단지 부차적인 의미에서 ‘사회학적이다’ 포스터모더니즘 문화는 성경이 이해한 ‘세상’이 서구 사회에서 구체화되는 형태 가운데 하나이다. 하나님께로부터 소외된 결과이자 하나님의 진노가 현재 미치는 결과인 인간 체험의 공허함에 무게를 더하거나 구원론적인 무언가를 부가적인 실재로 제공한다. 공허함은 하나님께로부터 관계가 단절된 상태의 결과이다. 이는 항상 방향성을 상실하게 하고 고통스런 덧없음의 사슬에 매인다. 세상의 위대함 속에서도 공허함이 있음을 전도서 2장 1-11절에서 솔로몬을 적고 있다. 지혜를 추구하던 열의는 솔로몬에게 평안과 내면의 평정을 주지 못했다. 연회를 베풀고 주연을 즐기고 희락을 찾았지만 무의미하고 공허할 뿐이었다. 내면의 공허함은 재물이나 쉼없는 활동이나 공부로도 채워질 수 없었다. 일은 희락이 아닌 근심과 시기만을 가져 올 뿐이었다. 해 아래서 모든 수고에 대한 보답은 결국 마음에 실망을 주었다.

무의미성이 의미하는 삶의 공허함, 삶에 중심이 없다는 느낌이 단순히 포스터모던적인 체험이 아니라 실제로 구원론과 가장 내밀한 관계가 있다. 바울 사도는 부활이 없다면 자신의 모든 활동은 무의미하며 죽는 자가 다시 살아나지 못한다면 내일 죽을 터이니 먹고 마시자 할 것이라 하였다. 부활의 사실이야 말로 선한 삶을 추구할만한 가치가 있는 것으로 만드는 원동력이요 선한 삶과 대비되는 방종하고 흥청거리고 공허한 삶을 판단하는 기준이다. 하나님의 경고를 안중에 두지 않는 인간은 통곡해야 할 바로 그 때에 방종의 마지막 주연을 즐기며 희희낙락하는 인간이 된다. 예수님이 바로 잡은 것은 윤리질서이다. 삶이 공허함에서 벗어나는 이유는 내세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로 공허함을 만드는 원인을 없애버렸기 때문이다. 내세에 존재하는 윤리질서와 영적인 질서에 우리를 연결시켜 주는 것이 부활이다. 삶에 개입된 이 질서가 실제로 삶에 의미를 주는 요인은 어떤 것도 무의미하지 않기 때문이다. 모든 것은 하나님의 심판이 가져올 인간의 가치와 기대에 대한 신적인 반전에 지배를 받는다.

타락한 세계에서는 운명, 우연, 물질, 공허가 인생에서 하나님의 자리를 차지한다. 이로서 인간은 자신을 기만하고 더 큰 허위로 나아간다. 타락한 이성의 허영심, 공허함, 무익함은 하나님의 심판에 의해 죄인에게 내려진 고통이다. 포스터모더니즘 세계가 모든 절대적인 것을 거부하고 모든 실재를 개인적으로 규정하는 권리를 취하면서 찬양하는 것은 하나님의 진노의 표시다. 모든 사람에게 내려진 계시는 무엇인가? 하나님이 사랑이시지만 하나님이 사랑하고 계신다는 사실이 계시된 것은 아니다. 계시된 것은 하나님이 ‘맹렬히 진노하신다’는 사실이다.(웰스의 '위대하신 그리스도' 5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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