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윤리적인 모순

2013.12.22 17:20

이상문목사 조회 수:4505

현대인의 윤리적인 모순


한 측면은 속이 완전히 비어버린 현실, 법과 자유 사이의 중간 영역을 상실한 현실, 윤리적인 분별력을 잃고 방황하는 현실, 그리고 죄의식을 수치심으로 완화하고 수치심을 순전히 인간의 기능장애로 다루려는 현실이다. 여기에 사람들은 속죄가 아닌 심리학의 테크닉에서 도움을 구한다.

다른 한 측면은 모든 사람은 자신이 이해하든 하지 않든 간에 윤리적인 행위자이며 그들의 체험은 윤리적인 내용으로 충만하다. 윤리 의식의 주제들은 우리를 불안하게 만들기도 한다. 우리 체험의 두 측면은 서로 모순되면서도 인간의 내력을 서술하고 있다. 인간의 타락이라는 파멸은 최초에 주어진 것을 완전히 무효화하지 않으며 타락한 세계에서 계속 들리는 윤리적인 체험의 선율은 우리가 과거에 어떤 존재였던가를 끊임없이 상기시킨다.

우리 자신은 쉽게 해결할 수 없는 모순을 안고 있다. 남이 아닌 자신에게만 윤리적인 문제에 책임지면 되지만 그러면서도 자신의 도덕적인 본성을 벗어버릴 수 없는 개인의 세계 속에 산다는 신념이 자리잡고 있다. 펙의 말을 빌리면 “악을 구성하는 본질적인 요소는 죄나 결함에 대한 의식의 결여가 아니라 그런 의식을 받아들이기 꺼리는 태도이다. 그들은 반사회적 인격장애자처럼 아애 도덕의식이 없는 행복한 상태에 있다기보다 자신이 악하다는 증거를 쓸어다가 양심의 카펫 밑으로 숨기는 일에 끊임없이 관여한다. 우리 삶의 중심에 수수께끼는 자기 삶에 대해 질문하지 않으려고 애쓰나, 그런 질문은 끊임없이 나타난다는 점이다. 처음에 외부 환경인 주변 세계에 대해 질문하나 그 다음으로 자신에 대해 질문하기 시작한다. 비윤리적으로 행동할 때 양심의 가책이라는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우리 내면에서 무엇인가가 요동치는 듯이 느끼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자기를 감찰하는 모든 윤리를 거부하는 경우에도 내면의 도덕관념을 완전히 묵살하지 못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부루너는 ”세계가 수수께끼로 가득할 뿐아니라 수수께끼를 낸 사람 자신도 하나의 수수께끼가 되어버렸다“고 말한다.(웰스의 '윤리실종' 5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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