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삶의 중심에 등극한 자아


현대인의 삶의 중심에는 두가지 전제가 있다. 첫째 우리에게는 그 어떤 초월적인 기준점도 자기 외부에 존재하지 않는다. 둘째 죄가 개념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포스터모더니즘이라는 중심이 없는 우주에 방치되어 있는 세계가 현실이다. 중심이 없다는 것은 사람들이 기댈 수 있는 인식의 자리가 없고 자기 행동을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말이다. 삶의 체험이 서로 아무 관련 없이 흩어진다. 삶은 상관성이나 의미가 없는 많은 분리된 체험으로 이루어진다. 어떤 것이 중요하고 사소한 것인지, 어떤 것이 거짓되고 진신된 것인지, 옳고 그른 것인지 식별할 수 있는 통일성있는 방식이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것이 상대화되고 규범적인 것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포스트모더니즘 세계에서 우리는 자신에게 상황이 잘못 돌아가고 있고 대단히 잘못되었다는 깨달음을 주던 기준을 상실했다.

치유중심주의로 흐름으로 삶의 모든 것을 위한 초월적인 기준점은 외부의 자연계와 자연 이성에서부터 내면의 심리 세계로 재배치되었다. 자아와 자아의 직관력이 삶의 난제를 해석하는 유일한 수단이 되었다. 생각보다 느낌을 기준으로 하고, 지식보다 감정과 훨씬 밀접하다. 지성보다 감성, 진리에 대한 주장보다 직관이 신뢰받는다. 외부의 권위가 사라지자 옳은 것과 그른 것 사이에 경계가 자기 욕망의 안개와 자기 정당화의 심리 과정 속에서 자취를 감춘다. 심리학에 치중하는 세상에서 성경이 생각하는 유형의 죄는 있을 수 없는 일이 되었다. 사라진 것은 죄가 아니라 죄를 해석하는 우리의 문화적인 역량이다.

계몽주의는 전제 권력으로 법적인 지위를 폭력으로 대신한 형태에 대해 할 말이 있었으나, 계몽주의는 그것들 이외에도 악이 움직일 수 있는 경로가 얼마나 많은지를 바로 알지 못하였다. 하나님 없이 하나님 나라를 세우려는 원대한 시도가 좌절되자 하나님과 자연이성이 축출된 왕좌에 자아가 등극하는 새로운 나라가 차지하게 되었다. 이런 과정에서 남은 것은 자아뿐인데 유감스럽게도 그 자아 역시 대단하지 못하다는 섬뜩한 느낌이다. 신앙의 열정과 존재의 열정은 냉소적인 태도 바뀌었다. 자기 몰두로 소진되어가고 있다. 세계의 변화에 대한 희망을 상실하고 무의미성에 대한 느낌은 고갈되어가고 왜소해진 현대 자아의 흔적이다.

이런 변천 즉 초월성에 대한 기독교의 의식에서 벗어나 그것을 대신한 계몽주의를 거쳐 오늘날 자아의 황량한 세계로의 변천이다.(웰스의 '윤리실종' 4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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