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405 엎어진 여물통

2015.04.06 21:36

이상문목사 조회 수:6491

150405 엎어진 여물통

이런 이야기가 회자되고 있다. 소는 불이 났다 해도 자기 여물통 곁을 떠나지 않는다. 아무리 사람들이 소를 우리에서 끄집어내려 해도 꿈쩍도 하지 않는다. 가만 두었다간 그냥 불에 타 죽을 형편이 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아마 소는 본능적으로 먹을 것이 있는 여물통을 떠나면 죽을 것 같으니 그 자리를 지키려는 것이 아닐까? 그런데 그런 소가 그 자리를 스스로 떠나게 하는 좋은 방법이 있다. 그것은 여물통을 엎어버리는 것이다. 그러면 소는 더 이상 자신에게 먹을 것이 없는 줄 알고 그 자리를 스스로 떠나 나온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리 자신이 소와 같이 행동하고 있지는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나에게 주어진 세상에 소중한 것들 즉 재산, 재능, 좋은 환경, 직장 등 여러 가지 것들이 우리 삶을 지켜준다고 여긴다. 그러니 어떤 어려움 속에도 그것을 꼭 붙잡고 지키려고 발부동친다. 여간해서는 그것을 떠나지 않는다. 그런데 실상은 그것이 우리 생명의 주인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긴 하지만 우리의 생명보다 귀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은 그것을 얻고 지키기 위해 더 소중한 자기 삶을 온통 바친다. 비록 어려움이 닥친다고 해도 감수하려고 한다.

이런 어리석은 삶에서 우리를 벗어나도록 하나님은 그 여물통을 엎어버리신다. 우리가 의지하는 여물통이 엎어진 것을 보면 이제 죽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소망이 끊어졌다고 여긴다. 심지어 우리 자신의 정체성조차 잃어버렸다고 여기게 되는 경우도 있다. 재산이나 지위나 직장을 두고 사람을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것이 우리 삶을 중요한 요소가 되기는 하겠지만 진정 우리 자신도 아니고, 우리 생명보다 더 귀한 것도 아니다. 이것이 우리 앞에 사라질 때야 말로 자신의 생명 근원이 되시는 하나님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우리의 근본이 여물통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있음을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우리의 미련한 마음을 깨닫게 하시고 하나님 안에서 우리의 올바른 정체성을 갖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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