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정체성 상실의 모습

해방 심리치료는 자기 수양을 인생의 최고선으로 만들었으나 자아정체감을 상실하게 하였다. 이는 곧 ‘내 유전자 구조가 나 자신이다’ 내 과거가 내 자신이다‘ ’내 성적취향이 내 자신이다‘ ’내 감정이 내 자신이다‘ ’내 이미지가 내 자신이다‘ '내 일, 몸, 소유가 내 자신이다’등 대안적 인간론은 정체성 위기와 방향상실을 통렬히 보여준다. 이 방향상실이 포스토모더니즘 세계에서 유행의 중요부분을 차지한다.

정체성은 우리가 맡은 역할, 우리가 아는 사람, 우리가 받는 관심, 우리의 소유, 우리가 사회관계 속에서 자신을 생각하는 방식 등을 재료로 엮어내는 ‘내력’이다.

그러나 개인의 정체성은 단지 인식의 문제이거나 자기 내면의 영역에 대한 판단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내면 영역의 형태(하나님의 형상으로 유지되는 나)와 다음의 세가지 문제 사이에서 발생하는 복잡한 상호작용을 근거로 형성된다. 첫째, 자신이 어떤 존재인가를 이해하는 태도는 대인관계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둘째, 일터와 더 광범위한 사회의 영향을 받는다. 셋째, 가치와 신념의 영향을 받는다. 이런 것으로 인해 깨어진 가정이나 개인을 고립시키는 일터에서 개인의 정체성이 얼마나 쉽게 손상을 받게 되는지를 알게 된다. 주로 세 번째 요인이 정체성에 대한 가치 상실의 효과다.

사람들은 각자 새로운 환경에 순응하고 자신을 재구성하고 자신의 위한 의미와 나의 존재감을 이끌어내기 위해 주변 세계로 손을 뻗쳐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낀다. 인상을 관리하는 테크닉을 사용한다. 스타일은 인상을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스타일은 외양을 가꾸는 상업이다. 스타일은 사람을 바꾸거나 숨기기 위해 외양을 이용한다. 스타일은 우리가 되고자 하는 모습이다. 스타일은 생활양식을 비추거나 넌지시 자극적으로 내세우기도 한다. 호사스런 스타일은 부유함을, 공격적인 스타일은 인습에 무관심을, 보수적인 스타일은 복종을 떠올리게 한다. 외양으로 자신을 규정하는 전략은 우리의 정체성를 감소시킨다. ‘나’가 변화하는 자아의 가면을 벗거나 그 가면의 뒤로 숨는 경우가 더욱 그렇다.

정체성을 강화하는 것은 사람에게 자신의 과거 모습과 연속성을 갖도록 요구하는 것이다. 이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약속이다. 본질적으로 모든 약속은 약속한 사람이 미래에도 현재 약속의 행동하는 사람과 동일한 인물이 되도록 하는 구속력을 갖는다. 결혼서약을 지키는 데 필수 요소인 자기 절제와 자기통제는 자아를 쇠약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아를 강화하게 하는 수단이다. 약속이 지켜지는 곳에 단절없는 윤리적인 관계가 존재한다. 그 연속성을 유지하는 일과 그로 말미암아 정체감을 보증하는 일이야 말로 현대 세계에서 가장 위협받는 도덕 원리이다.

삶의 윤리적인 바탕과 도덕적인 존재로서의 자기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다. 문화가 이렇게 방향을 상실한 현실은 교회에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윤리 도덕을 회복하는 것이 교회의 사명이다.(웰스의 '윤리실종' 4장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