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104 단풍든 나무를 보면서

2018.11.11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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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104 단풍든 나무를 보면서


푸른 이파리를 그대로 간직하려고 하는 듯 좀처럼 변하지 않던 잎들이 며칠 사이에 울긋불긋 예쁘게 물들었다. 얼마 남지 않은 자기 생명을 예쁜 모습으로 단장하면서 마지막을 아름답게 만들고 있는 것같다. 여름에는 뜨거운 햇살을 피할 수 있는 그늘을 만들어 주고, 가을에는 보기에 좋고 먹음직스러운 열매를 주더니 이제 마지막 남은 시간을 예쁜 색깔로 꾸미어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하게 한다.

그렇다. 모든 것은 그 때가 되면 이제까지 자신에게 소중했던 것들도 하나하나 떠나게 된다. 나무를 싱싱하게 옷입혔던 잎들이 이제 그 때가 되니 갈 준비를 하면서 자신을 최고로 아름답게 꾸몄다가 곧 미련없이 떨어져 바람에 날리는 것이 된다.

우리 인생은 어떠한가? 사람은 태어나서 자라고, 성인이 되어 사회에 한 일원이 되어 자기에게 주어진 역할을 감당하다가 마지막 노년이 되고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노년의 삶은 자기 일생의 하나의 결론이 된다. 싫든 좋든 이제까지 살아온 것의 결실이 노년의 삶이 된다. 그런데 인생은 그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해도 노년이 되면 여러 가지 어려움을 안게 되는 것은 우리 안에 있던 자기 욕심에 이끌려 산 삶에 대한 결실이기도 한다. 그래서 자신을 돌아보면서 자신의 젊은 시절의 삶을 후회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를 다시 젊은 시절로 돌아가게 하지는 못한다. 한번 간 우리의 삶은 다시 되돌아오지 않는다. 그래서 일생이라 한 것같다.

그러니 저렇게 물들인 저 나무의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마지막 모습을 어떻게 저렇게 아름답게 꾸며질 수 있을까! 우리의 노년이 저렇게 아름다운 모습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나게 된다. 인생은 살아가는데 짊어져야 하는 짐이 언제나 있는가보다. 어렸을 때는 배움의 짐이 무겁게 느꼈다. 젊었을 때에는 자기 역할을 하기에 무거운 짐이 되었다. 그런데 노년에는 편안할까 했는데 오히려 지난 날의 어떤 짐보다 더 무겁게 우리 마음과 어깨를 누르고 있는 것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년은 성숙한 모습으로 아름답게 보여주지 못하면 그 어떤 때보다 추하게 보이게 된다. 온갖 풍상을 다 이긴 나무가 더 아름답게 보이는 것같이 노년의 우리 삶도 그렇게 여유와 이해와 품어줌이 있을 때에 우리 자신을 바라보는 이들 마음에 단장된 단풍나무를 보는 것같이 아름답게 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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