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217 대보름날을 생각하면서

2019.02.23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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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217 대보름날을 생각하면서


어렸을 때에 명절은 무엇보다 평소에 먹지 못했던 것들을 먹을 수 있는 날이기 때문에 기대대고 늘 좋았던 날로 기억이 된다. 특별히 대 보름날에는 어머니께서는 새벽 아침이 되기도 전에 곤히 자고 있는 나를 깨우고는 어디서 나온지 알지 못하는 강정을 가져다가 먹어라 하셨다. 물론 보름날에 먹는 여러 가지 음식도 있지만 어머니는 꼭 강정을 먹이셨다.

사실 구정 음식을 준비하시면서 어머니는 여러 가지 강정을 만드셨다. 쌀 강정을 시작하여 검정콩 가정, 들깨강정과 참깨강정을 만드셨다. 그런데 들깨 강정이나 참깨강정은 정말 입에 넣으면 삼키기가 아까울 정도로 입에서 솔솔 녹아 목구멍으로 언제 넘어갔는지 모를 정도였다. 그러니 얼마나 먹고 싶겠는가! 다 먹어버리면 안되니 설이 지나고 나면 어머니는 대보름날에 자식들에게 주려고 강정을 어디엔가 감추어 두셨다. 그것을 알고 있는 나는 단지들을 샅샅이 다 뒤지면서 찾아 다녔지만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어김없이 대보름날 새벽에는 그 강정이 나왔으니 신기하기도 하여 더욱 맛이 좋았다.

분명 어머니는 한해 자식들이 건강하게 잘 자라나 주기를 비는 마음으로 그랬을 것이다. 그런 사랑을 먹고 자랐지만 어머니 사랑에 대한 조그마한 감사도 하지 못하였다. 멀리 이국 땅에 산다는 핑계로 10년이 넘도록 얼굴 한번 보여주지 못한 못난 자식이 되어 버렸으니 돌아가신 어머니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아마 이것이 모든 어머니들 마음속에 심어 넣어 주신 하나님의 사랑이 아니겠는가! 자식을 위해서 자기 몸을 돌보지 아니하시고 부지런히 일하셨던 우리 어머니를 생각하면서, 죄인을 사랑하여 자기 몸을 십자가까지 내어주신 주님의 사랑을 세상에서 가장 잘 나타내 보여주는 한 부분이라 여겨진다. 하나님은 오늘도 자신이 창조하신 인생이 하나님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가지고 영원한 복락의 삶을 살아가기를 원하신다. 독생자를 내어주시기까지 하시면서 우리를 구원하시고자 하신 하나님의 사랑은 무엇으로 비교할 수 없다. 하나님은 우리를 만드신 분이시기 때문이다. 우리를 영원한 사랑으로 사랑하시는 분이시기 때문이다. 어머니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한다. 대보름달은 우리 마음에 비추어주는 주님의 사랑이며 어머니 사랑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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